A씨는 백팩을 배고 보라매병원역 1번출구 앞에 서있는다.
그의 가방에는 빈 본죽 용기를 담겨있다.
평소에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 그는 등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지하철역 내부에서 만나려고 했지만 서로 헷갈릴것같아서 밖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짜피 안에서 만나더라도 같이 걸어올라와야 하기는 매한가지이다.
회사에는 어제 저녁 늦게 팀장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팀장이 더 물어보기 전에 나름 구구절절하게 사연을 적었다.
팀장이 이직하려고 면접보러 다니는 아닌지 생각하지 않기위해서이다.
저녁 늦은 시간에 보낸 카톡에 팀장이 짧게 '그렇게 하세요'라고 왔다.
A씨는 출산하게 되면 휴가를 몰아서 사용할 생각으로 그동안 휴가를 쓰지않았다.
A씨는 출산하게되면 월급이 100만원 정도 본인이 돈을 벌고 아내가 주로 아이를 키울것 같았다.
아내는 직장을 관두지 않은 터이니 걱정말라고 했지만 지금 벌어오는 아내의 돈이 빠졌을때를 생각해본다.
결국 그는 스스로 자기가 외벌이를 해야할 가능성을 염두하였고
출산 후 가능하면 아이를 돌볼 기회를 늘리고자 생각했다.
병원 수납창구로 가서 접수를 한다.
수납창구에서는 오늘 진료예약이 되어있으니 바로 진료과로 가라고한다.
이미 그의 아버지는 오늘 진료예약이 되어있음을 알고 바로 진료과로 향했다.
진료과에서 몇가지 체크를 하더니 종이를 하나준다.
진료과에서는 다시 수납으로 돌려보내서 MRI를 결제하라고 한다.
아버지를 자리에 두고 다시 에스컬레이터 두개를 타고 수납창구로 간다.
가서 결제를 하고 종이에 바코드 스티커를 하나 받아 진료과로 간다.
(아오 열받아)
그의 아버지가 MRI를 찍으러 간 사이에 A씨는 진료과에 앉아서 핸드폰을 한다.
회사 메일 어플을 켜볼까 하다가 괜히 휴가에 일하는것 같아서 인터넷을 켠다.
'사람이 많아서 로딩이 느린건가'라며 주변을 돌아본다.
정신없이 왔다갔다 할때는 몰랐는데 참으로 아픈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대다수는 나이든 노인들이었다.
본인처럼 자녀와 온 경우는 거의 없고 전부 혼자오거나 노부부가 온 사람들이 많았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지 몇번이고 되묻는 노인들,
목청를 높여가며 설명하는 간호사들
오히려 왜 화를 내냐고 성을 내는 사람들
창구와 진료과를 왓다갔다해야하는 복잡한 구조에 한숨쉬는 노인들.
처음 오는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아버지와 같이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한시간 정도가 지난 시간, MRI를 찍고 온 아버지와 A씨는 진료과 불편한 의자에 앉아 호명을 기다린다.
평소에도 서로 크게 대화하지 않으나 오늘따라 침묵이 무겁게 느껴진다.
둘 다 티는 안내지만 A씨는 분명 그의 아버지도 마음의 부담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A씨의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부모님 요양보험, 간병인보험 등등이 주요 대화주제이기도 했다.
그의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허리 수술 후 2주간 누워있어 '간병비 보험'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전해들었다.
(설마 큰일이려나..)
"OOO님 2번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라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A와 그의 아버지는 옆으로 미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중년~할아버지 사이에 있는 의사가 모니터를 쳐다고보고 있다.
경험이 많아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자리에 앉고 A씨는 뒤에 선다.
"보호자분도 오셨으니 잘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뇌경색이십니다."
A씨는 머리가 띵해진다.
그전에 쓰러지셨을때 생각보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었지만 진단이 늦어진 만큼 빨리 진행하자
당일 입원을 하고 조금 더 정밀검사를 하면서 수술일정을 잡자고 말한다.
A씨의 아버지는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병실로 이동했다.
A씨는 각종 서류를 들고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수납창구로 이동했다.
서류 뭉치를 주니 병원 직원이 알아서 서류를 보고 처리를 한다.
그 틈에 그는 급하게 회사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한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팀장도 '잘 처리하고 오늘은 출근하지 말고 내일 보자'라고 말해준다.
아내에게도 오늘 상황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는 톡을 남겨둔다.
그는 이미 어머니에게 카카오택시를 보냈다.
그의 어머니는 입원하게되면 필요한 짐들을 싸서 병원에 거의 도착했다.
어머니가 도착하자마자 A씨는 짐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혹시, 예전에 두분 진단비 보험 들어둔거 그거 있죠? 그 있잖아요 예전에 매달 11만원정도 나가는 동부화재 보험 '
'...'
대답이 없다.
그는 불안하지만 그의 어머니를 추궁하지않고 뚫어져라 쳐다본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눈에 다 드러난다.
'그거 매달 10만원 넘게 내는게 부담스러워서 해지했지. 너랑 같이 살때는 너가 생활비 줘서 어떻게 감당이 됐는데 너 결혼하면서 부족해서 해지했다.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동안 뭐 어디하나 아픈데가 있었니. 아버지야 뭐 허리 수술했지만.. 그래도 실비보험은 있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뇌경색은 그래도 보험으로 커버가능하고 실비보험으로 어느정도 선에서 80~90%정도 막아지는걸로 아까 찾아봐서 알고있다.
그러나 큰 문제는 그 이후이다.
간병이 필수적인데 그러면 어머니가 하시는 등하원 당근알바 150만원이 안들어온다.
추가적으로 병원에서 중간중간 나가는 자기부담금도 몇십만원씩 되는데
둘을 합치게되면 결과적으로 200만원 마이너스이다.
아버지의 국민연금이 100만원 넘게 나온다지만 그건 두분 생활비로도 부족할것이다.
지금 매달 모으는 돈을 5년 꼬박 모아야 간신히 계획대로 아파트에 들어가게되는데
A씨는 지금 이대로라면 매달 최소 100만원은 지원해드려야 하는 계산이 선다
이대로라면 5년 후 아파트는 물건너가고 최소 2~3년은 더 전세나 월세로 전전해야한다.
아기도 곧 태어나게될텐데 그러면 그때는 또 육아휴직을 하거나 일을 쉴 수도 있고 그러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A씨는 끊었던 담배가 생각난다.
'하, 죽으란법은 없다는데 이게 뭐지'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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