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 썸네일형 리스트형 너랑 만날 바에야 결정사를 간다(1) 지혜씨는 빠른 90년생이다. 그녀의 친구들은 전부 89년생이다.그럼에도 지혜씨는 나이를 밝혀야 하는 순간이 오면 90년생이라고 대답한다.윤석열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만나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하라고 했고,그녀는 스스로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것이 사회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절대로 한살이라도 낮춰서 어려보이고 싶다 라거나 80년생이 아닌 90년생에 머물고 싶어서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혜씨는 대한민국 최고 학교 중 하나인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어릴적부터 똑똑하고 공부의 소질이 있음을 알아채고 분당에서 대치동으로 이사했다.덕분에 삼성전자에 다니는 그녀의 부친의 출퇴근 거리가 몇배는 길어졌지만 이사에 불만은 없었다.그녀는 대치동에서 초중고 학창시절 12년을.. 나의 하나 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끝) A씨는 아침 출근길 마음이 무겁다. 08시까지 출근하는 아내와 09시까지 출근하는 A씨는 서로 출근준비시간이 다르다.아내의 경우 6시 15분에 일어나 준비해서 출근한다. 아내가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기 소리에 6시 40분쯤 A씨가 일어난다.일반적으로 일어나서 서로 잘잤는지 물어보고 기분 좋게 다정한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하지만 오늘은 아내가 냉랭하다.어제의 여파가 있어서 그렇지만 묻는 말에 짧게 '어'라고 대답하고 마주쳐도 급하게 지나갔다.이게 사과한다고 될 것이 아니기에 그냥 시간이 해결해주겠거니하고 말을 줄인다. '갈게' 라는 짧은 말 한마디만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내는 출근했다.A씨도 부랴부랴 씻고 재활용쓰레기 버릴것을 정리하고 세탁기에 예약을 눌러두고 나갈 준비를 한다. 출근길이 이렇게 길게 ..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14) A씨는 매일 가는 단지내 퇴근길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전세를 주더라도 본인 소유의 집이고, 집값이 계속 오르는건 매한가지일텐데 왜인지 내것에서 멀어진 기분이다.그래도 5년후가 아니라 짧으면 7년, 길면 10년으로 밀릴 수 있지만 새집에 들어가는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본다. (이 점을 아내에게 강하게 어필해서 불만을 누그러뜨려야겠다.) 그는 부모님 일인데 이렇게까지 변명조로 말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상황이 바뀌어서 장인어른이나 장모님이 이런 일을 겪게되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해보려다가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문앞에 도착해서 심호흡을 크게 쉬고 우리집에서 가장 좋은 도어락을 누른다. '왔어~ 늦었네' 매번 늦어서 그런지 티는 안내지만 뾰루퉁해있다.그런 아내에게 식빵을 건낸다. '이거..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13) A씨는 아현역에 내려서 걸어간다. 그는 아현역을 어두컴컴한, 유동인구가 적어서 구역사 실내 인테리어를 유지하고있는 역 내부가 인상적이었던 동네로 기억했다.2010년 전후로 마포, 특히 공덕~아현으로 이어지는 부분의 재개발이 크게 이뤄졌었다. 3년전 마래푸 임장할때 와본적이있다.당시에만해도 직장도 없었고 부동산에 관심도 없었지만 그래도 마포의 랜드마크같은 아파트라고 생각해서 와봤었다.지금은 마포더클래시라던지 다른 신축이 더 생겨서 예전만한 위용은 줄었지만 그래도 마래푸는 마래푸다 라고 생각했다. A씨는 아파트를 사기 전에도 당시 가진 예산으로도 마래푸는 어림도 없었지만 지금와 다시 돌이켜봐도 준신축에 가까운 아파트를 안사길 잘했다는 마음을 가진다.그는 '부의 추월차선'에 올라선 스스로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12) A씨는 백팩을 배고 보라매병원역 1번출구 앞에 서있는다.그의 가방에는 빈 본죽 용기를 담겨있다. 평소에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 그는 등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지하철역 내부에서 만나려고 했지만 서로 헷갈릴것같아서 밖에서 만나기로 했다.어짜피 안에서 만나더라도 같이 걸어올라와야 하기는 매한가지이다. 회사에는 어제 저녁 늦게 팀장에게 사정을 설명했다.팀장이 더 물어보기 전에 나름 구구절절하게 사연을 적었다.팀장이 이직하려고 면접보러 다니는 아닌지 생각하지 않기위해서이다.저녁 늦은 시간에 보낸 카톡에 팀장이 짧게 '그렇게 하세요'라고 왔다. A씨는 출산하게 되면 휴가를 몰아서 사용할 생각으로 그동안 휴가를 쓰지않았다.A씨는 출산하게되면 월급이 100만원 정도 본인이 돈을 벌고 아내가 주로 아이를 키..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11) A씨는 집에가는 길이 너무 힘들고 마음이 무겁다.저녁 9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몸이 피곤하다.아마 아내는 입덧으로 인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누워있을 것이다.이사가면서 버릴거야라며 10년 넘게 쓴 소파에 힘없이 누워 티비를 보고있을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다. A씨는 단지에 도착해서 빼곡하게 주차된 틈으로 걸어간다.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이다 보니 세대당 0.34대만 주차가능한 전형적인 구축아파트였다.주차는 전쟁이고 이중 삼중으로 주차가되어있다.지금은 재건축을 앞두고있어서 사람들이 전부 마음을 비우고 참고 살고있지만얼마전만해도 주차 문제로 큰소리가 오가곤했다. (지하 6층까지 뚫으면 세대당 주차도 2~3대정도 될테니, 그때 테슬라 사야겠다.) 능숙하게 주차된 틈을 지나 109동에 도착한다.엘리..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10) A씨는 마시던 녹차를 내려놓고 눈치를 살핀다.'어떻게 된거에요? 큰일은 아니죠?' 식사하는 내내 대화가 없던 그의 아버지가 입을 뗀다.'별일은 모르겠고 내일 병원으로 검사받으러 오란다. 금방 끝날거야'A씨는 뭔가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묘하게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과 만나면서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어릴적에는 놀고 먹는게 주된 대화였다면, 40대에 다가갈수록 건강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었다.단순히 본인 건강을 위해서 영양제를 먹는것 부터 시작해서 식단이나 다이어트더 나아가서는 특정 질병들에 대한 정보나 치료법, 더 나아가서는 어느 병원이 용하다더라 등의 정보도 주고받았다. 특히 요즘들어 '부모님의 노후와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곤했다.A씨의 연령대가 더이상 사..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9) A씨는 이 집에 올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진다. '밥 안먹었지?' 신발을 채 다 벗기도 전에 A씨의 어머니가 물어본다. '네, 배고프네요' 먹고올걸 그랬나 싶지만, 본인과 같이 식사하고 싶으셨을 두분을 생각하면, 먹고왔어도 또 먹을 마음이었다.이미 찌개를 끓이고 있고 거실 식탁에는 뚜껑이 닫힌 밀폐용기들과 본죽에서 받은 일회용 용기들이 섞여있다.밀폐용기의 고무패킹에는 이미 김치 국물이 진하게 염색되어있었다. 아마 절대 원래의 색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본죽 용기에는 콩나물 무침이 가득 들어있다.본죽 용기는 다회용을 염두해둔채 만들어진것인지 단단했다.어찌보면 밀폐용기보다 더 단단하게 콩나물 무침의 유통기한을 지켜주고있는 것같았다. '혼자왔니? 애기는 아픈데 없데?' 그의 어머니는 본인의 허기 다음으..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8) A씨는 지하철역에서 내려 익숙하게 4번출구로 나간다.길은 저녁 7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각종 프렌차이즈 식당과 카페 전광판 때문에 밝은 야시장 분위기도 난다.그는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고 퇴근시간에 맞춰 올라온 월급루팡부자들 채널의 새로 업로드된 영상을 본다. 비거주 1주택 보유세 정책 발표날, 그는 오픈채팅방에 관련 기사들을 올리고, 누군가 정리한 글을 퍼날랐다.모두가 모여 분노했고 그도 같이 분노했다, 오픈채팅방에 모여.결국 정부가 비거주 1주택 보유세를 올린다고 했다가 여론에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A씨는 본인도 이번 여론을 주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뱉는 유튜브 패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정부가 철회할 줄 알았어, 대통령도 별 수 있어?) 관악구에 속한 2호선 역중 .. 나의 하나뿐인 훈장, 서울 재건축 아파트(7) A씨의 팀원들은 전부 팀장 눈치를 살핀다. 팀장이 들고 들어간 자료가 상무의 시각과는 다소 달랐던 모양이다.그럼 그냥 고치라고 하면 되는데, 토론을 빙자한 살벌한 피드백이 있던 모양이다.10분이면 끝날 미팅이 50분이 걸렸고 팀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임원실을 나왔다. 팀원이라봤자 팀장을 빼면 3명뿐이지만 분위기는 영하 3도의 느낌이다.적막한 분위기에 조용조용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만 들려온다.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하는게 전부인 A씨의 팀은 항상 보고서로 칭찬받은 적은 없지만 보고서로 혼났다. A씨는 그간의 경험과 대충의 분위기로 봤을때 본인이 팀장에게 소환될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이럴때 어딜가지, 느낌상 한 30분은 농땡이 각인데) A씨는 예전 같으면 다른팀 친한 사람과 담배를 피러갔을텐데 라고 생.. 이전 1 2 다음